Sony XBA-1 : 귀에 걸면 귀걸이 코에 걸면 코걸이 by kasmir

언제 어디서든 음악듣기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신경쓸 수 밖에 없는 것이 있다. 바로 포터블디바이스와 리시버.
제법 괜찮은 AV환경을 집 안에 갖추지 않는 이상 대부분의 사람들은 포터블에 의존한다고 볼 수 있는데,
발전하는 디지털환경이 오히려 포터블환경을 정말 괜찮게 만들어버렸다.

콤포넌트와 제법 비싼 스피커에서 흘러나오는 LP와 CD의 음악에 익숙해져 있는 나로써는 다만 어떤 소리를 듣느냐가 늘 문제다.
게다가 난 음악도 잡식이라기 보다는 편식이 심하고 귀까지 예민한 터라 포터블에서 갈증을 해소하기가 이만저만 어려운게 아니다.

때문에 본연의 목적인 음악에 포커싱한 포터블 CDP, MP3P를 십 몇 년간 사용하면서 디바이스 만큼이나 리시버에 초점을 맞춘지도 꽤 됐다. 그럼에도 레퍼런스급 리시버에 관심이 가질 않는 것은 역시나 편식이 심한 음악취향 탓이다. 

헤비메탈(익스트림, 팝메탈, 뉴메탈 그외 모두), 하드락, 얼터너티브, 힙합, R&B, Soul 여기에 추가로 이들 음악과 비슷한 풍을 가진 Pop 에 편중된 내 귀에는 SE535(SHURE), Westone 4R(Westone Labs), Triple.fi 10pro(Ultimate Ears) 정도의 이어폰도 전혀 '내가 원하는 소리'를 들려주지 않았다. 게다가 디바이스마저 EQ기능이 거의 없다시피한 아이폰 시리즈, 아이팟클래식, 아이팟나노6세대를 사용하고 있으니 이어폰에 대한 갈증은 극에 달한 상황. 하지만 Sony XBA-1을 구입한 후 다른 쪽으로 생각이 기울기 시작했다.

(저는 왠만하면 스펙은 안쓰려 합니다. 게다가 얘네들 스펙정보는 어디나 널려있고, 골든이어스(kr.goldenears.net)에서도 전문측정을 구할 수 있으니까요. 전 음악을 모니터링하겠다는 엔지니어정신이 아닌 음악을 느끼고 즐기는 리스너일 뿐이니까요.)

Sony XBA시리즈가 나오자마자 청음을 했던 나의 레이더망에 먼저 들어간 것은 분명 이 라인업의 하이엔드급인 XBA-3와 XBA-4였다. 그 중 XBA-4는 굉장히 다이내믹한 소리를 내주었기 때문에 '처음에는' 꽤나 마음에 들었다. 당시 들었던 Dream Theater 의 Pull me under 와 Eminem 의  W.T.P.을 각각 장르 특성에 맞게 소화해 준 것이 "음~ 괜찮은데? 살까"라는 혼잣말을 하게 만들 정도였으니까.

그런데 약 두 곡을 듣고 나서 Dimmu Borgir 의 Spellbound 를 들을 때 발생한 문제는 "안되겠다"였다. 이 곡은 굉장히 웅장한 심포닉함과 질주감이 화려하게 수놓는 심포닉블랙메탈넘버다. 당연히 악곡상 많은 악기가 배치될 수 밖에 없고, 장르특성상 피치를 올리는 곳이 시종일관 다양하다. 해상도가 높으면 각 파트의 음을 모니터링을 할 수 있겠으나, 트위터양과 베이스양이 많아지면 피로를 많이 느낄 수밖에 없다. 각 음역대에서 골고루 다량의 정보가 고막을 통해 신경으로 전달되니 굉장히 혼란스러울 수 있다. 청각이 예민한 사람일수록 이건 정말 고통이다. 

론 앞의 두 곡을 들으면서 대략 10분이 넘게 소요됐기 때문에 조금 피로를 느낄 수는 있겠다. 그런데 10분 조금 넘는 곡을 들었다고 피곤해지면 장소나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써야할 리시버로는 빵점인 것. XBA-3는 그나마 나았으나 나에게 오래 쓸만한 리시버는 아니었다.

XBA-2는 XBA-1보다 저음이 강화되었기 때문에 괜찮을 거라 예상했으나 이걸 쓸 바에야 집에 놀고 있는 IE2(BOSE), CX310 Adidas Originals (Sennheiser)를 갖다 끼우는게 나았다. 

결국 XBA-1를 마지막으로 청음해보면서 Sony 특유의 '매끈함'이 업그레이드 된 'New 돈샤리'를 느낄 수 있었다. 


"Dimmu Borgir, Megadeth, Dream Theater, Maxwell, Jay-Z, LimpizBizkit...다 소화해 내는 이 괴물딱지는 뭔가?????"

XBA-1는 약간 매끈하고 이쁘게 착색한 음색과 다양한 파트를 무리없이 들려주는 해상도, 그리고 부담스럽지 않은 고중역대와 저음 그리고 빠른 응답으로 인한 좋은 타격감이 특징이다. 인이어 이어폰의 밀폐감을 꺼려하는 나는 보통 오픈형 이어폰이나 헤드폰을 선호하는 편이고 K319(AKG)의 중저역대와 빠른 응답을 굉장히 좋아하는 편이다. 그래서 XBA-1를 고를 수 밖에 없었다.

XBA-1에 대해 '다른 브랜드의 비슷한 가격대의 이어폰과 비교할 때 차이가 없다' 또는 '플랫해서 밍숭맹숭하다'라는 부정적인 의견들도 있다. 하지만, 내 의견은 다르다. XBA-1이 보여주는 밸런스 퍼포먼스가 결국 올타임 베스트셀러로 갈 수 있는 파워를 가진 것이다.

정리하자면 다음과 같다.

나처럼 헤비메탈, 힙합, R&B, 팝으로 편식하는 음악애호가나 
귀가 작아 이어폰 착용시 통증을 호소하는 사람이나
헤비한 음악을 좋아하며서도 매끈한 음색을 좋아하는 사람이나
10만원 이하에서 정말 괜찮은 BA이어폰을 찾는 사람이나
장시간 들어도 피로하지 않은 인이어이어폰을 찾는 사람이나
뛰어난 차음성도 고려하고 있는 사람이라면

주저없이 XBA-1을 고르면 되겠다.

Megadeth 의 'Never Dead'에서 머스테인선생의 쫄깃하고 날카로운 기타리프를 느끼는데 전혀 문제가 없고,
Nas 와 Jay-Z의 내뱉는 랩핑와 멋진 비트가 조화를 이루는 'Black Republican'을 멋지게 들려주며,
Maxwell 이 감미로운 보이스로 들려주는 'Cocore'로 오르가즘을 느끼고 싶다면,

'딱'이다.

*여담으로 음악에서 재미를 찾고 싶다면 밸런스형 이어폰을 사고 EQ기능이 뛰어난 디바이스를 사서 EQ질을 하는게 차라리 낫다는 옛날생각으로 난 돌아가는 중이다. 





덧글

  • hm 2012/12/31 05:26 # 삭제 답글

    이어폰에 관심이 많은 사람으로서 우연히 너무 잘 읽고 갑니다^^
  • spell 2013/07/05 22:03 # 삭제 답글

    이어폰 이것저것 알아보다가 이글보고 결정했네요^^

    잘 봤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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