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씨표류기, 소통의 진정성에 대한 상큼한 고뇌.

감독 : 이해준
개봉 : 2009년 5월 14일
출연 : 정재영, 정려원
각본 : 이해준
음악 : 정홍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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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상호간의 소통에 대해 얼마만큼의 의미를 부여하고 있는 걸까. 그리고 어떤 하나 하나의 단어가 가지는 위력과 삶에 짙게 스며들어갈 가능성까지 이따금 생각은 하긴 하는걸까. 말보다는 SMS서비스가, 그리고 사람됨됨이 보다는 서류에 쓰여진 몇자가 사람을 판단하는 잣대가 되어가고, 오만가지 스타일리쉬한 이미지로 포장된 개인의 홈페이지가 개인의 역사가 되는 지금. 우리는 사람과 사람에 대해 얼마나 이해하는 걸까.

90년대 후반 PC통신 중흥기에 나왔던 영화'접속'만큼은 아니지만, 이 영화는 우리 시대가 가지는 여러가지 단절된 화법을 어디서 본적이 없는 방법으로 풀어나간다. 

영화는 극히 한정된 두 공간, 도심과 밤섬을 서로 비교하듯이 스크린에 담고 있고, 두 김씨의 극히 개인적인 생활을 반복적으로 보여준다. 

두 김씨는 우리 사회에서 그리고 우리 시대에서 일명 낙오자라고 치부되어버릴 존재지만, 과연 이들을 낙오자로 만든 우리는 어떤 존재일까를 되묻는다.

영화는 끊임없이 유쾌하고 상큼하다. 마치 아이가 웃다가 신 포도를 씹고 찡그리는게 귀여워보이듯이 이 영화의 모든 영상은 표면에 드러나고 있는 어쩌면 무거울 수 있는 주제마저 삼키며 신선하고 즐겁다. 홍보포스터에서는 무슨 코믹어드밴쳐영화같이 나타내고 있지만, 이 영화는 절대 그런 영화가 아니다. 곳곳에서 어쩌면 잠깐동안 멍하니 울 수 밖에 없고 괴로운 장면들도 나온다. 

정재영과 정려원이 마지막 부분에 이르러서야 함께함에도 불구하고 그들이 일구어내는 하모니는 각별하다.
남자김씨의 연기는 그간 그가 보여왔던 연기의 연장선에 있음에도 불구하고 항상 정재영이 연기하고자했던 생활연기의 진수를 보여줬다. 넘치지도 모자라지도 않는 편안한 연기력은 비슷한 성격의 연기를 펼치는 송강호와도 계속 비교가 될 것 같다.
정려원...할 말 없다. 그녀가 연기 못한다고 욕을 먹어야 한다면 우리 나라에 젊은 여성연기자들 대부분은 그 업을 그만둬야 하지 않을까? 영화 속에서 려원은 바로 여자김씨였다. 박쥐의 히로인이 김옥빈이었기 때문에 가능했다면, 이 영화의 히로인은 려원이기 때문에 가능했다. 려원이라는 트랜드세터가 이러한 연기폭을 가질 수 있다는, 그리고 그렇게 더럽고 못생기게 나올 수 있다는 건 감독의 연출도 연출이지만 자기 스스로 부단히 단련해왔음을 증명해낸다.
무엇보다도 이 영화는 이해준 감독의 연출과, 정홍집 음악감독의 열정이 있었기에 존재하지 않는가 싶다. 최근에 지인의 말처럼 한국영화에도 몇몇 감독을 제외하고도 서서히 감독의 색깔이 영화에 잘 드러나는데, 이 작품도 마찬가지이다.

헐리웃 블록버스터들 사이에서도 선전하며 작은영화의 승리를 보여준 두 김씨의 노력에 갈채를 보낸다.
아마 오래오래 여운이 남을 그런 영화일듯 싶다.
그리고 앞으로도 한국영화의 다양성과 발전을 위해서는 이런 영화가 계속 나와줘야한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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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kasmir | 2009/06/02 16:50 | Cinema Paradiso | 트랙백(2) | 덧글(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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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cked from 감성적인 현실주의자 at 2009/06/08 16:23

제목 : '김씨표류기' 웃기고, 울리는 감동스토리
김씨표류기 - 이해준 별 관심없던 려원과 '바르게 살자'를 보고 연기력은 훌륭하지만 주연은 무리가 있지 않을까 했던 정재영의 만남. 하지만 감독이 '천하장사 마돈나'의 이해준이란 이유로 이 영화를 선택하게 되었습니다. 영화의 소개는 이렇습니다. 누군가 지켜보고 있습니다. Who Are YOU? 자살시도가 실패로 끝나 한강의 밤섬에 불시착한 남자. 죽는 것도 쉽지 않자 일단 섬에서 살아보기로 한다. 모래사장에 쓴 HELP가 HELLO로 바뀌고 무......more

Tracked from One man with.. at 2009/06/11 11:56

제목 : 김씨 표류기
표지와 제목에서 왠지 동화같고 B급 같은 느낌이들어 영화 별로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한강 뚝섬에서 표류한다는 스토리로 진행되는 예고편을 보고 구미가 당기기 시작했다. 바다에있는 섬도 아니고 한강에 있는 뚝섬이라는게 재미있게 느껴졌다. 빚진 무능력 셀러리맨의 자살시도로 벌어지는 표류로 이야기는 시작된다. 그가 그곳에서 벌이는 행위는 거의 영화 의 주인공을 방불케했다. 원시적인 생활을 하면서도 잘 버티고 짜장면이라는 희망적.....more

Commented by 바른손 at 2009/06/02 18:29
주중에 보기로 했는데 와이프랑, 평이 다들 괜찮네요.
짧지만 여운있는 리뷰 잘 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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